한동안 고인 생각이 없어 글 한 줄 쓰지 못했습니다. 감정이 메말라 눈물이 마른 것처럼 무척이나 팍팍하고 건조한 일상이었습니다. 슬픈 음악을 들어도 슬프지 않고, 신나는 음악을 들어도 신이 나지 않았죠. 많이 걷기도 하고 몸을 괴롭혀도 별 소용이 없었는데, 며칠 전 벚꽃이 활짝 핀 원성천 가로수 그늘을 걸으며 체한 것이 한 번에 내려가듯 뭔가가 씻겨 내려가...
인간적 매력은 자기를 드러낼 때도 나오지만 감출 때도 나온다. 드러내도 거짓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있고 감추어도 정직하게 감추는 사람이 있다. 정직하게 감추는 게 가장 매혹적인데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직하게 드러내면 된다. 매력은 정직한 데서 온다. - 황현산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中 - 자신의 단점을 거침없이 드러내 매력으로 바꾸는 능력자들이 있습...
우주는 마구잡이로 흘러가는 무심한 곳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존재는 공명합니다. 우주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이면에 있는 의도에 반응합니다. 우리가 내보낸 것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세상은 세상 그 자체의 모습으로서 존재하지 않지요. 세상은 우리의 모습으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니 그 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우리가 그런 존재가 되어...
자사가 중용을 설명하면서 뭐라고 말하는고 하니, 이러시거든.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이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적에는
그것을 중中이라 하고, 드러나되 모자라거나 넘치거나 하지 않고
그 절도에 맞으면 이를 화和라고 한다.
중中이란 천하의 큰 뿌리요 화和란 천하에 통달하는 길이다.
마침내 중화中和에 이르면 천지가 제 자리를 차지하고 만물은 무럭무럭 자란다."
- 이현주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中 - 0
소담
0100
07.13
2024.07.13 am 09:42
자동차만 해도 그렇습니다.
소형차를 중형차로 바꾸었을 경우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좋은 차로 바꿨다"라고 말하거든요.
어째서 중형체가 소형차보다 좋다는 겁니까?
성능이 좋고 승차감이 좋고 모양이 좋고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을 열거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다시 묻지요. 도대체 중형차가 소형차보다 어째서 더 좋단 말이냐?
기름을 더 많이 먹어서 좋으냐? 나쁜 가스를 더 많이 내놓아서 좋으냐?
더 큰 공간을 차지해서 좋으냐? 생산비가 더 많이 들어서 좋으냐?
천연자원을 더 많이 써서 좋으냐? 엔트로피 상승률을 더 높여서 좋으냐?
제가 보기에는 중형차가 소형차보다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단 말씀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는 너나없이 좋다, 나쁘다를 자기 위주로 평가하는
고약한 습관에 절어 있다는 그런 말씀이지요. 자기한테 좋으면 좋은 겁니다.
내가 이만큼 안락하고 편리하기 위해서 세상에다가
얼마나 공해를 안겨주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조… 0
소담
0110
07.12
2024.07.12 am 07:22
현상계에 머물러 상대적인 눈으로 보면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 오고 감이 나뉘어 보이지만
道의 자리에서 보면 그게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거든.
현상계와 절대계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사실을 보는 눈, 그걸 佛眼(불안)이라고 하잖았는가?
그러니까 萬物之宗(만물지종)이 만물과 별개의 것이 아니란 말이지.
- 이현주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 中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