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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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Thursday 17:56
선물하려고 매일 하나씩 매듭을 묶고 있습니다. 점심 먹고 나른한 시간에 잠을 쫓으려 시작했는데 이젠 자리에 앉으면 자동으로 몸이 움직입니다. 선물 받을 사람 얼굴을 떠올리며 만들면 한 시간쯤 걸리는 시간도 훌쩍 지나 버립니다. 얼마 전 보람 작가님이 누웠다 불현듯 일이나 목걸이를 만들려 조개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유리병에 담아 두었던 작은 조개껍질들을 꺼내 무얼 만들까 궁리하며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Thu, 26 May 2022
점심 무렵 아파트 단지 외부를 트럭이 돌며 스피커로 사과를 판다는 방송을 합니다. 4kg 사과 20알을 만원에 판다는 내용인데, 아파트 이름을 또박또박 부르는 것이 타깃이 분명합니다. 마침 과일이 떨어져 마트에 가려던 참이어서 속는 셈 치고 나가보니 어르신 한분이 담아준다는 상인의 손을 뿌리치며 직접 과일을 담고 있습니다. 선거철 하루 종일 떠드는 스피커 스트레스 때문인지 방송 효과는 시원치 않았나 봅니다. 알이 작고 맛은 좀 덜했지만 먹을만했습니다.
Fri, 27 May 2022
오후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갔었습니다. 볕이 제법 쨍~하지만 아직 바람까지 뜨겁지는 않습니다. 미용실에 들어서니 대여섯 살로 보이는 아이가 내복 차림으로 머리를 깎고 의자에서 내려옵니다. 의자에 올려둔 불멸의 칼날(애니메이션) 캐릭터 카드 사이에서 신용카드를 골라 미용실 사장님께 내밉니다. 몇 번 그런 전적(?)이 있는 모양입니다, 미용실 사장님도 계산 후 위험하다며 횡단보도까지 손잡고 동행한 후 돌아왔습니다. 내복 차림으로 동네를 활보하는 똘똘한 모습의 아이가 귀엽기도 하고, 저래도 되나 싶기도 했습니다.
Sat, 28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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