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표정은 아마 배시시 웃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 창밖만 보는 심정이 답답하지만 마늘과 쑥을 씹듯 독한 코로나 약을 잘 참아내면 이틀 후 세상에 나갈 수 있습니다. 다른 증상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잔기침과 옅은 가래 정도입니다. 일주일간 체중이 1kg쯤 줄었고, 머리가 많이 자라 끝이 꼬부라지고 있습니다. 격리기간 끝나면 제일 먼저 원성천 산책길 벚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서 달달한 커피 한잔 하며 실컷 광합성을 하고 싶습니다. 비타민D, 우…
밤이 찾아오는 게 두려울 지경입니다 빵순씨 약을 타러 가는 길에 함께 다녀왔습니다. 증상을 적어 내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았습니다. 이틀 동안 몸살이 심해 식은땀이 나고 목이 많이 부어 침을 삼키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3일째이니 좀 섣부를 수 있겠지만 자가격리하는 일주일 동안 낫기를 할까 싶습니다. 낮보다는 밤에 특히 몸살이 심해 밤이 찾아오는 게 두려울 지경입니다. 잠을 못 자니 회복이 더뎌 기운이 점점 없어집니다. 물을 많이 마…
헤쳐나갈 만한 일이니 주셨겠지요 빵순씨가 몸살감기인 줄 알았는데 이비인후과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끝물에 막차를 탄 셈입니다. 빵순씨는 약을 타고 돌아와서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 모양인데, 이제 나머지 가족들이 문제입니다. 증상이 나타난 것은 없지만 잠복기 일 수 있습니다. 저도 왠지 코로나라고 하니 목과 가슴도 뜨끔 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하루쯤 지켜보고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으러 가야겠습니다. 요즘 여기저기 어려운 …
고개를 끄덕이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말똥구리는 자기가 굴리는 말똥을 사랑하지. 그러므로 용이 가진 여의주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네. 그럼 용은 어떨까? 용 또한 여의주가 있다고 말똥구리를 비웃지는 않는다네. " 연암 박지원의 말꽃 모음에 있는 글입니다. 그런데 그 아래 책을 엮은이(설흔)의 각주가 재미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용들은 말똥구리를 밟아 죽이는 재미에 산다." 과연 그런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2023.03.24…
시간의 웜홀이 있다면 클래식 FM 라디오를 배경음악처럼 틀어 놓지만 라디오도 지겨울 땐 팟캐스트를 듣는데 '서울역 낡은 음악다방'을 자주 듣습니다. (멘트나 광고 없이 음악만 나오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작년 말부터 듣기 시작해 재생되지 않은 목록들을 거꾸로 들어 나가니 지금은 2016년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습니다. 점점 시간이 뒤로 흐르는 시간을 거스르는 느낌이랄까요. 시간을 거슬러도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하지 않습니다. 시…
불안을 이기는 것은 항상 믿음이니까요 봄 날은 화창한데 이달에도 마이너스라서 몸도 마음도 움츠려 듭니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제 탓이지만 악착같이 하는 것도 탐탁지 않아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혼자서 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자연스레 크고 작은 어려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굳은살 같은 것이 생깁니다. 하지만 무심해 지기까지는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 힘들수록 나보다 사정이 나은 사람을 보려 말고 어려운 사람을 보며 힘을 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