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함이 앞섭니다 독감에 걸린 큰 아이가 열이 많이 나 일요일 아침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다녀왔습니다. 링거와 해열제를 2시간 정도 맞고 기운은 좀 회복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구 내외와 오랜만에 잡은 점심 약속도 취소하고 종일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독감 옮는다며 제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밥도 따로 먹는 모습이 보기 안쓰럽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제 몸 아픈 것보다 더 힘이 들고 제 무슨 잘못 때문은 아닌…
다독이고 달래 가며 글씨를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같은 획을 그어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합니다. 그러니 어디에 함부로 글씨를 쓴다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불과 몇 달 전 글씨만 꺼내보아도 형편없다 싶으니 조금은 나아가는 중이구나 하는 안도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함부로 내어 놓으면 나중에 후회하겠구나 싶은 거지요. 글씨가 항상 즐거울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제 얼굴도…
잘 익어가는 과정이겠지요 창으로 보이는 아파트 조경수 끝에서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널찍하고 동글동글한 잎들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나뭇잎은 제 삶을 다 살고 가벼워져 떨어지기도 하고 너무 무거워 바래기도 전에 바람을 이기지 못해 떨어지기도 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느긋했던 마음에도 조급함이 젖은 낙엽처럼 달라붙습니다. 미련 없이 내려놓는 나무들을 보며 가르치치 않아도 돌아보는 거지요. 한동안 무기력이…
마음이 내는 투정 심술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짜증만 올라와 무엇도 하기 싫은 상태. 그저 가만히 내버려 두고서 잠잠해 지기를 기다립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마음이 내는 투정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마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아이는 자라지 않고 유년시절 모습 그대로인 듯합니다. 2023.10.19 pm 03:28+++4+++너무 오래 혼자에 익숙해졌을까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을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미안한 일이…
새로 들인 붓들을 길들이려니 새로 들인 붓들을 길들이려니 이것들도 하나의 인격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고집스러운 것도 있고, 순하게 제 몸을 맡기는 것도 있습니다. 카본이 주재료인 요즘 먹물들은 붓을 사용 후 잘 빨아놓지 않으면 붓털이 쉽게 상합니다. 몇 글자 쓰고 필산에 걸쳐두면 금세 굳어 불편하지요. 그래서 책상에 작은 물통을 두고 그때그때 상하로 붓을 흔들어 대충 빨아 쓰고, 저녁에 쓴 붓들을 한데 모아 한번에 흐르는 물에 …
꼭 그렇게 살기로 하자 좋은 집, 좋은 차, 비싼 음식, 비싼 옷,... 그래도 난 결국 숨 쉴 틈을 찾아 카페 구석의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있을 것 같다. 몽상이지만 물질이 사람을 넘지 못한 다는 걸, 결국 변하지 않는 그것이 나라는 걸 알게 되겠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낀다. 도전하고 또 실패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눌 시간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많이 웃고 많이 나누며 행복을 누리는 것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