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거리는 아침입니다 김형효 시인이 오랜만에 시집을 내셨다고 시집을 보내주셨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힘든 시간들을 힘차게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마음도 놓였습니다. 맑고 깊은 사람들의 시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김사인 님의 시집들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시 중에 '김태정'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 눈길 피하며 모자란 사람처럼 웃기나 잘하던/ 살림 솜씨도 음식 솜씨도 별로 없던/ 태정 태정 슬픈 태정/ 망초꽃처럼…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어제는 종일 캠핑장에 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주변을 산책하고 커피를 내리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종일 먹고 쉬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생각이 단순해져 일상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한낮엔 봄날 같았는데 저녁엔 추워져 장작불을 피우려다 산불이 염려되어 등유난로를 켰습니다. 밤 깊어 별이 잘 보일 즈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지났…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아침 묵상집을 보다 보니 오늘 날짜에 '세계기도일'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가 분노하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피해 도망치기 바쁜 사람도 있지만 조국을 지키기 위해 힘을 보태려 귀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까 생각해 봅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말을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아침입니다.Fri, 4 M…
이미 봄입니다 경주와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오랜 시간 운전하는 일은 좀 힘들었지만 봄을 미리 만나고 온 듯했습니다. 불국사와 석굴암, 황리단길, 첨성대, 대릉원, 동궁원(식물원), 호미곶, 구룡포, 영일대 해수욕장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평생 웃으며 이야기할 에피소드도 있었고 가족들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많이 걷고 많이 웃었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일상을 마주하니 이곳도 새롭고 좋습니다. 3월이면 봄이지요. 이미 봄…
참 변덕스러운 마음입니다 글씨를 한 획에 쓰고 만족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가끔은 저 한곳만 고치면 좋겠다 싶어 다시 붓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열에 아홉은 다시 붓을 댄 것을 후회합니다. 약간의 흠을 참지 못해 전체를 망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붓이나 종이, 체력, 마음 상태, 주변에 따라 글씨가 달라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데 말입니다. 일정하게 쓰는 연습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굳어버리는 글씨가 저는 좀 답답해 이렇게도 …
Letter Box 먼지 쌓인 책장을 정리하다 30년 전 편지들이 들어 있는 박스를 찾았습니다. 이사를 4번이나 다니는 30년 동안 버리지 않고 쌓아둘 만큼 좋았던 기억들인 모양입니다. 이름은 기억나는데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 사람도 있고, 멀어진 사람들과의 다정했던 추억들도 있습니다. 제 아이들보다도 어렸던 맑고 순수했던 제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땐 참 편지를 많이 보내고 받았습니다. 몇 번씩이나 고쳐 쓰고 망설이다 보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