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날엔 국립중앙박물관 2023년 마지막 날, 가족들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날도 궂고, 신정 연휴에 새해 해맞이를 떠나서 인지 박물관은 한산해 오히려 좋았습니다. 천안에서는 전철이나 버스보다 기차가 빠르고 편한데, 용산역까지 기차로 이동 후 신용산역에서 이촌까지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됩니다. 사유의 방 만 함께 둘러보고 관람하는 속도나 관심분야가 달라 각자 흩어졌다 만나기로 해 각자 조용히 박물관을 걷기도 하고 쉬기도 …
그릇을 키우는 시간이었구나 싶었습니다 마음 복잡한 일들로 한동안 몸을 괴롭혔습니다. 종일 말없이 걷기도 하고 또 종일 책을 읽거나 글씨만 썼습니다. 그렇게 지나고 보니 어쩌면 제 그릇을 키우는 시간이었구나 싶었습니다. 괴로움도 어려움도 기준은 모두 제가 정한 것들이었습니다. 예전에 간절했던 무엇이 지금은 하찮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지금 가벼운 것이 후에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요란한 시냇물도 너른 강이나 바다에 들면 소리를 내지 않지…
걱정도 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난번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공복혈당이 120이 나와 당뇨 전단계라고 합니다. 놀라서 순천향병원에 정기검진 가는 빵순씨 데려다주는 편에 혈당측정기를 사 왔습니다. 스트립 50개 포함해서 18,000원. 스트립 가격이고 거꾸로 기계가 공짜랍니다. 다음에 스트립만 필요해도 가격은 같다는 말인데 알 수 없는 장삿속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마침 12시간 이상 공복이어서 혈당을 재보니 109가 나옵니다. 정상 범위…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모양입니다 의욕 없음이 점심에 먹은 동지 팥죽을 핑계 삼아 졸음을 몰고 옵니다. 요즘 느끼는 무기력은 카페인 금단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지 가능한 카페인 섭취를 중단한 지 한 달이 넘어갑니다. 편두통과 불면에서 벗어나니 무기력의 나태지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에든 매여있다 놓이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모양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없을 땐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일지 모릅니다. 주말 …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오후 4시경이 되면 슬슬 배가 고파옵니다. 점심에 삶아 놓은 계란 2개를 포크로 대충 으깨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모닝빵을 전자레인지에 15초 돌려 반을 갈라 속을 채워 먹었습니다. 마요네즈와 체다치즈가 있으면 좋은데 다 먹은 모양입니다. 간단하지만 빵과 계란의 식감과 심심한 맛이 간식으로 먹기 좋습니다. 도서관에서 간단한 간식과 술안주 레시피도 찾아왔는데 가끔 빵순씨와 아이들에게 만들어 줘야겠습니다.…
그리움만 눈꺼풀에 내려 앉습니다 몰아치듯 바람눈이 날리다 어느새 하늘하늘 포근한 솜털 같은 눈이 내립니다. 해가 나고 들고 하며 순간순간 얼굴을 바꾸는 오늘 바깥 풍경입니다.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할아버지가 아침 일찍 장작을 더 넣어 아름목 노란 장판이 우글거릴 만큼 따뜻했던 안방에서 창호지 문살 틈 작은 유리창으로 눈 내리던 밖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온통 세상이 하얀 눈 천지라서 할 일이라곤 볕 내리는 담벼락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