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했습니다 얼마전 동네시장에서 가판에 내어놓고 정리중인 4장에 만원하는 하얀 속옷상의(런닝)을 샀습니다. 빨아서 옷장에 넣으려고 보니, 그전에 입던 속옷들의 누렇게 변한 색과 낡아서 작은 구멍들이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집사람이 그만 버리라고 하던 마음을 이해합니다. 집사람 속옷 낡고 구멍난 것 보기 싫어 제가 몰래 버린적도 있으니까요. 낡은 것 편하고 부담없지요. 하지만 집사람과 아이들 마음을 아프게 했을 수도 있었겠…
괘변 같으나 좋아하는 일은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지만 싫어하는 일에는 좀처럼 시간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괘변 같으나 싫어하는 일을 자주하면 삶을 좀 더 느리고 길게 살 수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4+++대장내시경 날짜가 다가오니 마음이 초조해 집니다. 금식보다 장청결제 마시는 일이 곤욕입니다. 양이 많이 줄었다지만 억지로 마시고 쏟아내는 일을 힘들어했던 기…
지키며 나아가는 일 글씨를 쓰며 마음에 드는 순간은 흔하지 않습니다. 절반은 찢어버리고 절반은 고민하며 치워둡니다. 다음날이나 몇일이 지나 꺼내보면 봐줄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글씨를 쓰며 마음에 들었다가 몇일 지나 찢어버리는 글씨도 있습니다. 정성과 마음이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기술도 숙련도 익숙해지고나면 지루한 것이되어 버려야 할 것이 되곤 합니다. 글씨는 나에게 지키며 나아가는 일 같습니다.+++4+++믹스커피를 좋아…
저마다의 속도로 여름장마처럼 가을비가 내리더니 천안에 알프스로 불린다는 북면에도 소복하게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창으로 보이는 앞산에는 벌써 잎들을 모두 떨구고 겨울채비를 끝낸 나무들도 보입니다. 서두르지도 게으르지도 않으며 저마다의 속도로 겨울을 준비합니다. 약간 쌀쌀한 기운이 몸과 마음을 긴장하게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가을은 언제나 짧아서 아쉽습니다.+++2+++예전보다 수염이 거칠고 두꺼워졌습니다. 얼마 나지도 않…
응원이 이어지면 붓으로 쓰는 큰글씨보다 휴대하기 쉬운 붓펜이나 펜으로 쓰는 글씨를 좋아합니다. 붓으로는 주로 큰 제목글씨를 쓰는 편입니다. 먹물과 붓, 공간도 많이 필요해서 밖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붓펜은 큰 글씨나 두꺼운 글씨는 어렵지만 어디서나 쉽고 간편해서 좋습니다. 무엇보다 쓰고 싶을때 번거롭지 않게 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쉬운점은 많이 쓰이는 일본제품을 대체할만한 국산 붓펜이 나왔으면 하는 것과 조금 큰 글씨를…
일요일 아침 도서관 일요일 아침 도서관은 한산합니다. 밤새 갇혀있던 공기의 탁함도, 무거운 정적도, 일찍 공부하러온 사람들의 부은 얼굴도, 하품하는 모습도 좋아합니다. 아무도 등교하지 않은 이른아침 혼자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실문을 처음 열고 들어갈 때 기분과 비슷합니다. 비스듬히 창가에 길게 뻗은 햇볕사이로 먼지들이 놀라 요란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내년엔 새해 계획으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에 도전해 보아야 겠습니다. 늦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