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전했습니다 꽉 막혔던 일들이 한꺼번에 풀려 속이 시원해야 맞는데 왠지 조마조마하며 기다린 시간들이 아깝고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많이 걱정하고 긴장하면 생각보다 쉽게 풀리고, 반대로 별 걱정 안 하던 일에서 큰일이 생기는 걸 보면 걱정에도 가끔 심술이나 인격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23.11.07 am 10:25+++4+++절판된 책을 종종 메종드엠(카페)에서 보게 됩니다.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을 대…
너는 이미 그대로 아름답다 키 작은 감나무에 감은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후두둑 바람에 떨어지는 잎들. 추워 보인다. 열매 없는 나무, 열매 없는 인생. 어쩌면 저 잎들로 이미 충분할지도 모르지. 열매가 반드시 목적일 필요는 없으니까. 때로는 삶, 생존 자체가 위대할 때도 있다. 잎을 놓아버려도 떨지 말아라. 너는 이미 그대로 아름답다. 2023.11.04 am 10:46+++4+++조용한 카페를 찾아 전전하지 말고 텀블러에 따뜻한 …
할 수 있는 시간에 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시간에 해야 합니다. '다음에'는 내 시간이 아닙니다. '지금'이 가능한 시간이라면 주어진 시간은 오직 '지금'뿐입니다. '내일', '다음'은 그날의 '지금'입니다.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살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런 예고 없는 가장 무서운 보복이 시간입니다. 2023.11.01 pm 04:27+++4+++아침에 큰 아이 천안역까지 태워다 주며 시작된 아침운동이 점점 몸에 익어 갑니다. 궂은날은 …
미안함이 앞섭니다 독감에 걸린 큰 아이가 열이 많이 나 일요일 아침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 다녀왔습니다. 링거와 해열제를 2시간 정도 맞고 기운은 좀 회복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구 내외와 오랜만에 잡은 점심 약속도 취소하고 종일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독감 옮는다며 제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밥도 따로 먹는 모습이 보기 안쓰럽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제 몸 아픈 것보다 더 힘이 들고 제 무슨 잘못 때문은 아닌…
다독이고 달래 가며 글씨를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같은 획을 그어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합니다. 그러니 어디에 함부로 글씨를 쓴다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불과 몇 달 전 글씨만 꺼내보아도 형편없다 싶으니 조금은 나아가는 중이구나 하는 안도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함부로 내어 놓으면 나중에 후회하겠구나 싶은 거지요. 글씨가 항상 즐거울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제 얼굴도…
잘 익어가는 과정이겠지요 창으로 보이는 아파트 조경수 끝에서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널찍하고 동글동글한 잎들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보게 됩니다. 나뭇잎은 제 삶을 다 살고 가벼워져 떨어지기도 하고 너무 무거워 바래기도 전에 바람을 이기지 못해 떨어지기도 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느긋했던 마음에도 조급함이 젖은 낙엽처럼 달라붙습니다. 미련 없이 내려놓는 나무들을 보며 가르치치 않아도 돌아보는 거지요. 한동안 무기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