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식장에서 결혼식 하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주례가 등단해 있고, 신랑이 씩씩하게 걸어서 식장으로 들어가고,
그다음에 신부는 혼자 들어가지 못하고 친정아버지가 손을 잡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신랑에게 데려다줍니다. 그러면 신랑이 그 손을 잡고 주례 앞으로 갑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중세시대 유럽에서는 여자는 인권이 없고, 남자에게 소속된 노예였습니다.
시집가기 전에는 아버지에게 딸린 노예이고, 결혼한 후에는 남편에게 딸린 노예입니다.
그래서 친정아버지가 다른 남자한테 "너 해라." 하고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아무 생각도 없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또 주례의 역할은 절대자 신의 명령을 대신해서 결혼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중세 서구에서 비롯된 결혼 풍속입니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그런 문화풍속은 바뀌지 않았고,
우리나라도 의미를 모르고 그냥 따라 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남자에게 소속된 노예가 아닙니다.
오늘날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사회인데 왜 결혼식은 그렇게 진행합니까?
몰라서 그렇습니다.
- 종범 스님 『 오직 한생각』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