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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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8
Friday 13:33
봄비가 조용히 내립니다. 큰 추위없던 겨울이라 때 이른 꽃들도 보였지만,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일제히 봄을 시작하겠지요. 몇일 후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 그리고 다시 보름후엔 봄보리를 심는다는 춘분이 이어집니다. 비가 오면 불편해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마음이 편안하고 좋습니다. 일부러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걷는 것도 좋아합니다.
비오는 날이면 마루에 앉아 골진 스레트 지붕 추녀로 떨어지던 낙숫물 바라보던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어딘가 숨어있던 눈이 크고 무섭던 두꺼비들도 마당으로 기어나오곤 했습니다. 논물 보러 나갔던 할아버지도 밭에 나가셨던 아버지도 돌아와 온가족이 마루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참 평화로운 시절이었습니다.

요몇일동안 계속 새벽 3~4시쯤 몸이 불편해 잠을 깨고 있습니다.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하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지 저려 오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했던 까닭 같습니다. 불편함이 경책이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몸은 정직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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