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에 길들여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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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
Saturday 11:21
빵순씨가 아이들 어려서 찍어 두었던 비디오테이프를 보고 싶다기에 먼지 쌓인 비디오테이프 플레이어를 꺼냈습니다. 전원은 켜지는데 테이프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8mm 캠코더는 될까 싶어 꺼내봤지만 이 녀석은 전원도 들어오지 않더군요. 십수년 동안 먼지 쌓여 있던 물건들이니 그럴만도 합니다. 필요할때만 꺼내 쓰고 싶어하는 건 욕심에 가깝죠. 예전엔 사진관 같은 곳에서 비디오테이프를 CD나 USB에 변환해 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전파사나 가전제품 수리하는 만물상, ○○전자 같은 곳은 더 귀한데 천안에는 아직 몇군데가 남아 있더군요. 수리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찾아가 봐야 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어려서 찍어 둔 테이프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 시절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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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가 사랑은 길들여지는 거라고 했었나요? 어디 사랑만 그럴까요. 작은 행복에 길들여 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마신 봉지커피가 맛있어서, 별일 없이 무탈한 하루, 오늘 읽은 책 밑줄 그은 문장이 좋아서, 청소기가 말썽피우지 않아서, 아이들과 눈맞추고 웃을 수 있어서, 침 삼켜도 아프지 않을만큼 목감기가 나아서, 뭉뚝해진 붓이 잘 버텨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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