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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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
Sunday 11:49
주말 오후에 천천히 마곡사에 다녀왔습니다.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답답해 하는 아이들과 빵순씨를 위한다고 했지만 실은 제가 더 밖에 나오고 싶어 했습니다. 천안에서 풍세를 지나 정안으로 국도를 타고 넘으면 40분정도 거리입니다. 해인사에서 산문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거억나 찾아보니 마곡사에는 아직 그런 공지는 없었습니다. 네비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로를 추천하지만 저는 조용한 시골길이 더 좋습니다. 마곡사에 가면 빵순씨가 좋아하는 군밤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알밤막걸리도 있지요. 마곡사는 말그대로 절간처럼 한적했습니다. 몇 안되는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었구요. 두시간쯤 천천히 산보하고 돌아오는 길에 빗방울이 조금 내렸지만 산색이 더 짙어져 좋았습니다.

사진을 좋아하지만 쓸만한 카메라는 하나 뿐입니다. 십년이 훌쩍넘은 DSLR 초기의 화소수도 작고 렌즈도 카메라를 사면서 번들로 구매한 것이지만 여전히 잘 작동합니다. 작고 가벼운 까닭도 있지만 별로 새것 욕심이 없는 이유가 더 큽니다. 오래전 아이들 모습을 담아주고 싶어 구매한 것이지만, 이젠 다 커서 카메라를 피해 다니죠. 오히려 아이들이 빵순씨와 저를 몰카합니다. 생각해 보면 다행히 사진이 취미여서 밖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순간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바램이라면 사진도 일기와 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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