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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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Wednesday 11:04
조용히 혼자 지내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글씨를 쓰기도 하지만, 몽상을 하거나 멍때리는 시간을 더 좋아합니다. 멍때리다? 궁금해 사전을 찾아보니 없는 말입니다. 표준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멍-하다'가 있습니다. '정신이 나간 것처럼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다', '몹시 놀라거나 갑작스러운 일을 당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얼떨떨하다'라고 나옵니다. '멍때리다'는 신조어거나 관용어처럼 쓰이는 말인 듯 합니다. 공부하기 싫을때 창밖을 보며 멍때리다 선생님의 분필을 여러번 맞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대회도 있다는 멍때리기는 나름의 쉬는 방법입니다. 저는 눈의 촛점을 흐리게 만들고 아무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생각없이 있는다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만 한동안 멍하니 있다보면 일상의 것들이 조금 더 차분해지고 명확해 지곤 합니다.

<어제 메모>
불교에서 고(苦)란 단순히 고통만을 뜻하는게 아니다. 행복이란 것도 그 반대되는 것, 즉 우리가 슬픔이라 부르는 불안정의 양상과 대조될 때에만 존재할 따름이다. 따라서 즐거움이니 고통이니 하는 것은 짝을 이루는 상대적인 것으로 그 대칭 없이는 경험해 볼 길도 없는 그런 것들이다.
<오십의 발견 / 이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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