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다닐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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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
Sunday 08:51
주일에야 차분히 앉아 생각을 적을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생각들이 구름처럼 흘러 다닐 뿐 내려앉지를 않아 휘휘 걷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나에게 매달린 것들이 언제 이렇게 많아져 있었을까요. 걸음걸음 가벼우려면 많은 것들을 날카롭게 잘라야 할 텐데 마음이 어리석고 여려 끊어 내는 일이 늦은 밤 잠자리에서 생각난 숙제 같습니다. 쫓기듯 바쁘게 살다 보니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시 책상에 켜켜이 책이며 물건들이 쌓여 있습니다. 우선 버릴 것은 버리고 나눌 것은 나눠 가까이 있는 것들부터 정리해 나가야겠습니다. 가장 먼저 버리고 싶은 것은 게으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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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에 감사헌금을 드리지만 노골적으로 헌금을 요구하는 교회나 설교에는 부정적입니다. 최소한의 것으로 청렴하게 생활하며 목회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업처럼 교회를 운영하고 확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목회자와 평신도를 마치 계급처럼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모두 같은 사람일 텐데 마치 선택받은 사람들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머리에 숯불을 쌓는 일입니다. 목사의 생계나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 버리면 하나님은 수단이 되어 버립니다. 목사도 다른 직업을 가져 헌금에 의지해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고 최저시급만 받는 봉사직이라도 국민에게 봉사하려 할까 하는 의문처럼, 목회자가 누리는 특권처럼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내려놓아도 교회가 지금처럼 많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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