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언제나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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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
Sunday 21:04
장인어른 제사에 다녀왔습니다. 벌써 9년전의 일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 사이 손자 손녀들은 집안에서 막내였던 둘째아이까지 대학에 들어가 모두 의젓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사에 아무도 울음을 삼키거나 눈물을 훔치지 않습니다. 조금은 편안하게 영정사진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 흘렀나 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추모공원에 들렀다 한쪽에 붙어있는 하늘로 보내는 편지들을 보았습니다. 저마다 절절한 그리움과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이 읽혀 눈물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저는 아직 장인어른께 하늘로 부치는 편지를 쓸 용기가 없습니다. 갚지 못할 사랑을 너무 많이 받기만 해 생각만으로도 벌써 눈물이 맺히는 울보입니다. 살아갈수록 집사람이 더 단단한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리고 후회는 언제나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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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짐이 없다는 이합지를 주문했는데 번짐도 심하고 이물질도 많았습니다. 일본에서 만든 붓펜을 쓰는게 늘 맘에 걸려 중국에서 수입한다는 붓펜도 시험삼아 주문했는데 모질이 좋지 않아 갈라짐도 있고 먹물도 잘 흘러내리지 않아 쓰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얇지만 윤기도 있고 번짐도 적은 좀 빳빳한 낙관을 찍는 인보지등에 많이 사용하는 한지인데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은 종이가 얼마 남지 않아 인사동이나 전주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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