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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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Sunday 21:21
평온하던 아침, 고향 후배의 모친상 부고를 받았습니다. 편찮으시다거나 불편하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 전화를 걸어보니 아침에 장에 다녀오시던중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며 울먹였습니다. 코로나19로 장례식장에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황망한 소식에 가만 있을 수 없어 빵순씨와 함께 예산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 입구에서도 열을 재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문상조차 꺼려지게 만드는 고약한 유행병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시기 30분전까지도 안부전화를 했다며 눈이 퉁퉁 부어있는 후배와 제수씨는 고향에서 소문난 효자입니다. 사고를 낸 사람도 돌아가신 어머니도 생이별을 한 후배도 그저 안타까워 어떤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후배는 늦둥이 막내라서 유독 어머님과 각별했던터라 장례는 어찌어찌 치르겠지만 그 후가 더 걱정스럽습니다.

리듬이 깨어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하나에 몰두하다 그만 잠자는 시간을 놓쳐 새벽에야 잠들었더니 다음날 컨디션이 무너져 종일 비몽사몽으로 지냈습니다. 몇시간 더 욕심을 내다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 같아 속이 상했습니다. 부작용 없는 욕심도 있을까요. 그렇다면 욕심이라 부르지도 않았겠지요. 욕심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시간을 욕심내다 인생을 낭비하는 일도 없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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