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움큼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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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7
Sunday 10:50
책을 오래 읽다 보면 흘러가는 곳 모르는 듯하다 고된 산행 중 만나는 맑고 시원한 못 같은 책과 작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한쪽으로만 치우쳐 읽지 않은 보람 같은 것일지도요. 지식으로든 지혜로든 사람의 지경이 이렇게도 깊고 넓을 수 있구나 싶은 이들을 만나는 희열이 있습니다. 맑을수록 투명하고 깊을수록 고요해 더 만나기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남과 견주는 마음 한 움큼 내려놓은 줄 알았는데 이런 것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다시 한 움큼 일어납니다.
Tue, 12 Ju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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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받은 글씨일수록 더 힘이 들어가 난감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기한마저 촉박하면 급한 마음을 손끝이 아는지 필획까지 굳어지곤 하지요. 그럴 땐 하루쯤 쉬어가며 쓰려는 글씨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글씨들이 한획한획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글자가 많아 오랫동안 써야 하는 글씨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런 영감이 떠올러 그렇게 한 번에 쓰여지는 글씨들을 더 좋아합니다. 어떤 것들은 한걸음 물러서 보아야 밝게 보이나 봅니다.
Wed, 13 Ju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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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가난이란 탐욕·미움·어리석음이 없는 걸 말합니다. 물질이 많아도 베푸는 삶은 가난한 삶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삶입니다. 많이 베풀수록 더 가난해집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법정스님은 매년 엄청난 인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돈을 장학금으로 썼습니다. 스님은 매달 부자가 되었다가 다시 가난해졌습니다. 하지만 항상 부자였습니다. 사람들은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을 피합니다. 뿌리 깊은 배은망덕 심입니다. 빚진 느낌이라 그럴 겁니다. 의사가 되려고 학자금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은 다 갚지만, 흔쾌히 도와준 독지가에게는 좀처럼 찾아가 인사를 드리지 않습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입니다. - 강병균 『망상의 향연』 中 - 요즘 즐겁게 읽고 있는 책입니다. 부제가 『어느 수학자가 본 기이한 세상』인데, 생각해 볼 대목들도 많고 유쾌하기도 합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 미리 예약해 두어야겠습니다.
Thu, 14 Jul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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