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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의 탐하지 않는 삶 / 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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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좋아하셨던 '월든'을 이 책 때문에 요즘 다시 꺼내 읽고 있다.
모든 것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들은
시간을 두고 꺼내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읽히기도 한다.
병든 몸을 살리기 위해 돈을 써야하는 일이 닥쳐오기 전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기르고 만들고 나누면서
스스로 몸과 마음과 영혼을 지켜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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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빚을 갚아야지 하면서
정작 오늘의 삶을 죽이며 사는 어리석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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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가고자 마음 먹었다면 이미 그곳에 도달한 것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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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데 별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별빛을 살아나게 할 어둠과 고요는 내안에서부터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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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오랜 격언은
스스로 새로워지지 않고서 새로운 대상을 찾는 일이 무의미하다는 뜻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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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아니, 어떻게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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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는 딸들 보다 더
나를 부끄럽게 하는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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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오늘,
내일보다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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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읽히지 않는다고 해서
글쓰기가 가치없는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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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드는 일이 두렵지는 않다.
다만 고집스럽게 나만 옳다고 믿는 '꼰대'가 되지 않을까 늘 걱정한다.
잘 늙어가는 일,
정말 노력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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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단 하나의 중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동심원이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세상에서 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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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목숨은
다른 생명이 죽음으로 보시한 덕분에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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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모험이란 어딘가를 찾아가는 것 이전에
내면의 다른 지평을 만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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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만 한번 내려도 풀밭은 생기가 돋는다.
우리의 미래도 단비 같은 생각으로 한층 더 나아질 수 있다.
아주 작은 이슬방울에도 생기를 얻는 풀잎처럼 지금 우리 앞에 놓인 모든것들을 선하게 쓰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지나버린 과거에 얽매여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니다.
이미 눈 앞에 봄이 있는데 우리는 겨울속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월든, -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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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하루 보다 먼 곳으로부터 돌아와야 한다.
모험으로부터, 위험으로부터, 그리고 새로운 발견과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사람이 되어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월든, -베이커농장-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