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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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그렇습니다 / 유선경
누구에게나 소심한 구석이 하나쯤은 있다.
아닌척하거나 모른척 할뿐.
일주일동안 빨리 읽는 것이 아까워 아껴가며 읽었던 책.
마지막 닫는글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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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한없이 매섭고 강한 사람도,
맞으면 아프고 계속 아프면 부서질 수 있는 보통의 사람입니다.
기쁨을 두배로 키워주고, 슬픔을 절반으로 나눠주는 친구지만,
나란히 가고 싶지 뒤통수를 보며 쫒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똑같지만, 어떤 사람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자신감이 생길 수도, 열등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그들의 시선과 말이 계속 신경 쓰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내가 가진 물질과 시간을 기꺼이 나누어주었지만
숨겨뒀던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배신당한 기분이 듭니다.
힘이 있는 사람이 힘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 살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힘을 과시하면 맞서야 하는지 순응해야 하는지 갈등합니다.
원칙대로 살려고 하지만 나 혼자 따르면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은 할 수 있지만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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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우리는 얼굴만 다른 서로의 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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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의외로 무생물체 같은 구석이 있어서
그냥 내버려두면, 그 자리에 가만히 버티고 앉아 나를 쳐다만 봅니다.
나를 위해서 호의적으로 알아서 움직여주는 법은 거의 없지요.
그러니 내가 먼저 움직여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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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란카츠는 말합니다.
"나쁜 기억을 지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서" 라고요.
감정을 지우고 진심으로 용서할 때 나쁜 기억은 사라진다고요.
그 말을 듣고야 깨달있습니다.
왜 오래전 나쁜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지,
기억력이 왜 점점 떨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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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씨앗,
추락하고, 금가고, 깨지는 것은 새싹을 틔우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과정이지
결코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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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솔직히,
괜찮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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