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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탄트 메시지 /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

말로 모건
류시화 옮김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문명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 우리는 당신들의 방식에 동의하지도 않고 또 받아들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들을 판단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입장을 존중합니다. 당신들이 과거에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선택을 했고, 현재도 자유 의지를 갖고 결정을 내리고 있다면, 당신들이 걷고 있는 길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이 무덤은 우리에게 다른 성스런 장소들과 똑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 오면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거나, 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모든 생명체들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확인할 기회를 갖습니다. 보다시피 이곳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뼈 조차도 남아 있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 부족은 당신들 종족을 존중합니다. 이 자리에 와서 우리는 당신들 종족을 축복하고 당신들 종족이 한 일을 용서합니다. 그래서 이 길을 지나감으로써 우리는 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P 113.)

내가 물건에 너무 집착하지만 않았더라도 그 기념품들을 계속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부족 사람들은 말했다. 신이 보시기에 내가 아직도 물건에 지나친 애착을 갖고 그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주기 때문에 그것들을 가져가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마침내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소중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것을. (P 252.)
한 여름 찌는듯한 찜통더위에 그늘을 찾아 숨어들었던 중고서점 알리딘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이었다. 2003년 류시화님이 번역한 책이었는데, 흑백의 흑인 사진과 빼곡한 텍스트로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무슨 이유였는지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고 한동안 서재에 꽂혀 있다 읽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겨울초입이였다. 그리고 작년 겨울부터 올해 1월말까지 2달동안 이 책 한권만을 읽었다. 평소 같았으면 2주에 한권정도의 책을 읽었는데 말이다. 삼분의 일정도를 읽기까지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환경서적들보다 많은 생각과 의미들로 다가온 책이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해 반성과 깊은 울림까지 찾아낸, 하지만 모두가 끝페이지까지 읽어내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책. 내 젊은 날 이 책을 만났었다면 지금처럼 읽을 수 있었을까? 책이든 사람이든 때가 되어 만나고 읽어지는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책은 지금 나에게 지금 읽히기 위해 오래전부터 예비된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디에도 우연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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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트 메시지 / 말로 모건

페이지 정보

  • 분류
  • 책·영화·음악
  • 작성일
  • 2017.02.05 (00:49:00)
  • 조회수
  • 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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