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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칼이다 / 이광수
사진집은 자주 사서 보았지만 사진 평론은 오랜만이었다. 낯설고 애매한 말들로 잘난체하는 예술평론은 몇페이지만 읽어도 눈꺼풀이 내려 앉았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별 생각없이, 예뻐서, 좋아서, 심심해서 찍던 사진에 대해 다른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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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진이 좋은가는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다. 경우마다 다르고, 경우마다 모두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의지를 가지고 사는 혁명가의 삶이나 그냥 그런 하루를 사는 촌부의 삶이나 소중하고 귀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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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호회에 가끔 나가면 선명하게 찍힌 사진이나 풍광이 멋진 사진들에 감탄하며 스킬에 몰입하는 사람들도 있고 흔들리고 흐릿한 사진이나 노출이 나간 필름사진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을 좋아하든 그 사람의 개성이고 그런 사람들의 수 만큼 다양한 사진이 있는 셈이다. 칼이 부엌에 있으면 음식을 만드는 일에 쓰이고 전장에 있으면 사람을 죽이는데 쓰이는 것처럼 칼 자체에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없다. 마치 불교의 그것과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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