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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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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의 시들을 읽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이 사람은 천재였구나. 분명! 아침에 읽은 한 페이지 긴 시(詩) 하나에 온종일 매달려 있습니다.
걸어도 앉아도 밥을 먹을 때도 저녁 잠자리에 누워도 계속 떠나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詩 런 이런 거였구나 했습니다. 

2020.07.12 am 9:30 

-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며 평일 점심시간은 시간 내기가 힘들어 책은 빌려오지 말자 했는데, 결국 기형도의 시집을 데려왔습니다.
여전히 쉽게 읽히지 않고 두 번 세 번 읽어야 겨우 닿을 듯합니다.
 

2021.06.25 am 10:04 

-

유년의 윗목

 /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한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기형도 <엄마 걱정>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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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페이지 정보

  • 분류
  • 책·영화·음악
  • 작성일
  • 2021.12.15 (17:33:49)
  • 조회수
  • 3,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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