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만큼 또다시 책을 쌓아두고 읽습니다. 요즘은 활자 중독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이전에 사람에게서 얻었던 것들을 이제는 책과 글씨, 사진 이런 것들에게서 찾고 있는듯합니다. 돈도 안되는 그런 글씨나 사진을 왜 하냐고 묻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명예가 있는 것도 돈이 되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어쩌면 無用 한 그것들이 제게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거 좋은 것이 이유라면 이유입니다. 가난하지만 책 읽고 글씨 쓰고 사진 찍는 것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정도면 저는 좋습니다. 가을색 깊어가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