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만에 가까운 친구 내외를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동태탕 집이었는데 날이 차가워져 사람이 제법 많았습니다. 빨간 동태탕 보글보글 끓는 걸 보며 예전엔 동네에 초상이 나면 솟단지 걸고 얼어붙은 동태찌개를 몇 날 동안 끓였던 기억이 났습니다. 얼어붙은 동태를 수돗가에서 패대기쳐 떼어내 펄펄 끓는 솟에 넣고 끓여 훌훌 마시며 밤새 초상집을 지키시던 동네 어른들과 장작불 피어오르던 풍경이 지금도 눈 감으면 연기처럼 피어오릅니다. 이젠 동네에서 초상을 치르는 집도 찾아보기 힘들지요. 커피숍에서 지난여름과 가을 지난 이야기 나누다 해 질 무렵에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난 친구 같았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워 인사를 오래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