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편지를 쓰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채워지는 것들에 고파 허기진 배를 채우듯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말이 고플 때가 있는데 생각을 글이나 말로 풀어내면 조금 후련해졌습니다.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추억하고 고민하기도 하며 결국엔 기도가 됩니다. 어젯밤 삼룡천 산책길에 홀로 환하게 핀 벚꽃을 보았습니다. 밤은 아직 차가운데 꽃들이 춥지나 않을까 걱정했었지요. 봄처럼 피어나기를 환하게 밝아지기를 기도하며 나무에게 꽃에게 안부를 묻듯 다시 편지를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