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도서관 다녀오던 길에 카센터에 들러 에어컨 컴프레셔 수리를 맡겼습니다. 쇳소리가 나 알아보니 냉매가스가 없을 때 나는 소리라고 하더군요. 2년 전에도 냉매가스를 충전한 적이 있는데, 컴프레셔가 문제여서 교체해 달라고 했습니다. 오래된 차라서 주요 부품들과 소모품들 주기가 다 되어 잘 다독거리며 타야 합니다. 1시간쯤 시간이 걸려 근처 카페에서 책 읽으며 기다렸습니다. 평소 산책하던 길인데 2층에서 내려다보는 비 오는 날 풍경은 사뭇 다르게 보였습니다. 노랗게 올라온 산수유 꽃, 우산 하나 들고 씩씩하게 걸으시는 백발의 할아버지, 후리스 걸치고 쓰레기 버리러 나오신 아주머니, 두리번거리며 길을 가로지르는 검은 고양이, 멀리 산 능선에 좁은 나무들 틈까지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빵순 씨는 말려 두었던 깨를 들고 기름을 짜러 다녀온다 합니다. 토요일이 천천히 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