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열어 두었던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는 찬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는군요. 무슨 대단한 집중이라도 하는 듯 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최대한 작은 물줄기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 한잔 내려 두 손으로 감싸며 입김을 불었습니다. 여름이 날아가는 것인지 가을이 피어오르는 것인지 하얗고 몽글몽글한 것들이 콧등을 스친 후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새 지난여름이 그립지는 않지만 봄만큼이나 짧을 가을보다 겨울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겨울이 언제부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