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프다는 아들이 걱정되셨는지 어머니가 이번 벌초는 이미 맡겨했다 하십니다. 돈을 부쳐 드리며 마음 쓰게 해 드려 죄송했습니다. 고향 가까운 친척 중에는 가족 단위로 모여 직접 벌초를 한 곳도 있나 봅니다. 뱀과 벌, 더위 걱정은 덜었지만 예전처럼 집안 어른부터 증손자 아이들까지 다 모여 잔치처럼 하던 벌초가 그립기도 하고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어려웠지만 따뜻하기도 했던 문중, 집안 같은 단어들은 점점 바래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