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월기』의 '이징'은 어느 날 뛰쳐나가 호랑이가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산길에서 옛 친구를 만나 그 사연을 이야기합니다. 내가 구슬이 아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애써 노력해 닦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또 내가 구슬임을 어느 정도 믿었기 때문에 평범한 인간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인생은 아무것도 이루지 않기에는 너무도 길지만 무언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나 짧은 것이라고. 짐승과 인간의 경계는 어쩌면 스스로를 살필 줄 아는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