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것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는 떼쓰는 아이처럼 무작정 기다리는 편입니다. 흐린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읽히지 않는 책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뜨거운 차를 마시거나 털썩 침대에 누워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쓰게 된 무언가는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쓰고야 맙니다. 안 쓰거나 못쓰거나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살다 보면 때때로 변비에 걸린 속을 우걱우걱 먹어서 밀어내듯 움직이지 않는 듯한 시간을 밀고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