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을 잤습니다. 비몽(非夢)중에 뒤척이다 다시 잠들어 11시간쯤 잔 것 같습니다.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몸도 마음도 무거웠던 일요일 이기도 했고, 일어나고 싶지 않은 월요일 아침이기도 했습니다. 치통은 잦아들었지만 이명은 여전합니다. 좀처럼 풀리지 않던 일들도 있지만 비운 것은 채워지고 찢긴 것은 아무는 시간들을 통과하고 있는 거라 여깁니다. 아침에 읽은 박준의 詩 '용산 가는 길'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내가 아파서 그대가 아프지 않았다.' 내가 아파 그대 아픔을 잊은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