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무거운 시를 읽고 나면 몸도 마음도 따라서 무거워집니다. 밝고 유쾌한 시를 읽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글로 시로 그 마음이 전염병처럼 전해지는 거지요. 어떤 이는 밝은 것만 보려 하고 슬프고 무거운 것은 의식적으로 피하기도 합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밝고 유쾌한 가벼움은 슬프고 무거운 것들 위에 피어나는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검고 축축한 흙 위에서 싹을 틔우고 피어나는 꽃들처럼요. 어느 것도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슬프면 슬프고 무거우면 무겁게, 밝으면 밝게 가벼울 땐 가볍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살피며 사는 거지요. 푸드덕 가볍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근심 없어 보이는 새들을 보며 문득 피어 오른 생각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