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밀가루 포대를 옮기시다 터뜨리신 모양입니다. 며칠째 내리는 눈은 싸라기눈이었다가 진눈깨비였다 지금은 함박눈이 되어 내립니다. 도로에 차들은 유빙(流氷)처럼 천천히 흘러 다니고 아침마다 수다스럽던 새들도 털을 세우고 어딘가 숨어 옹기종기 모여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부친 편지는 잘 들어간 모양입니다. 궂은날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습니다. 제설하시는 분들, 대중교통 운전하시는 분들, 청소하시는 분들, 국군장병, 우체부 아저씨, 택배 하시는 분들, 평소엔 잘 보이지 않지만 늘 그 자리에 있어 주셔서 틈을 메워주시는 고마운 분들 덕에 우리의 일상이 돌아가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