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시절, 제 짝꿍은 가끔 어린 동생을 업고 등교했습니다. 동생은 누런 콧물이 소매와 얼굴에 반질거렸고 어디가 아픈지 잘 움직이지도 웃지도 않았지요. 집에 동생을 돌 볼 사람이 없어 데리고 왔다고 교실 바닥만 보고 말하던 짝꿍, 낯선 교실에서 누나의 등에만 붙어 종일 잠만 자던 아이. 몇 달 뒤 동생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땐 죽음이 뭔지 몰랐습니다. 짝꿍이 살던 동네 뒷산 어딘가에 봉분도 없이 묻었다는 소문과 짝꿍이 일주일쯤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기억만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