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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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
Thursday 11:48
사는게 지칠때가 있습니다. 자존감이 무너져 왜 이렇게 사는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하고, 나로 인해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초라한건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그런 날이 있습니다. 스스로 보잘 것 없는 날, 한없이 작아지는 날, 기도도 명상도 하나님도 모두 부질없이 느껴지는 날, 물 먹은 스펀지처럼 무겁게 주저 앉는 날, 하루쯤 그냥 쉬어 가고 종일 누워 있고 싶은 날, 무거운 머리 어디 기댈 곳 없어 이리저리 쓸쓸하게 마음이 방황하는 날, 이렇게라도 누구에게라도쏟아내지 않으면 숨을 쉬는 일조차 힘이 드는 그런 날, 내일이면 괜찮아 질거라 믿고 싶어 지는 날. 가끔 아주 가끔 그런 날이 손님처럼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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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가끔 설사를 부릅니다. 어제 저녁에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무언가를 먹은 모양입니다. 저녁 내내 엉덩이로 몇번이나 울고 나서야 속이 좀 편해졌습니다. 변비인 딸은 그걸 또 부러워 합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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