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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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Tuesday 15:26
붓처럼 두꺼운 획들은 단순해지려하고, 펜처럼 가는 선들은 세밀하게 쓰려는 편입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인데, 마음이 급해 붓 가는대로 쓰다보면 건질 글씨가 없습니다. 일필휘지를 꿈꾸지만 마음에 드는 글씨 하나 얻으려 종일 매달리기도 하고 연습지가 수북하게 쌓이도록 쓰기도 합니다. 펜이나 작은 붓에 익숙해지면 조금 큰 붓이 낯설어지고, 큰붓이 좀 쓸만해지면 작은 글씨가 낯설어지는 날들을 지내고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은 날은, 쓰고 싶은 글도 없습니다. 글씨보다 책을 읽는 것이 한걸음 앞서는 공부인가 봅니다. 사람처럼 책에도 인연이 있습니다. 사람만큼이나 중요한 인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독보다 정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사진집이나 여행기도 자주 보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정적인 생활이 많다보니 그런듯 합니다. 다 읽은 책은 이제부터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려고 합니다. 좋은 것은 나눌수록 좋으니까요. 다시 읽고 싶으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되니 아까울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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