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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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Monday 11:06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첫사랑을 했습니다. 중2 때 같은 반 여자아이를 좋아했는데 포옹하는 꿈을 꾸고 화들짝 놀라 깨었던 날은 지금도 부끄럽기도 하고 웃음이 납니다. 그날은 학교에서 꿈이었는데도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그 아이만 보면 종일 얼굴이 화끈 거렸었습니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은 친구들이 알게 되었는데, 조숙했던 그 아이에게 저는 너무 아이였나 봅니다. 누나처럼 토닥토닥 위로 같은 거절로 결국 짝사랑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 후로도 한동안은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던 그 아이만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요즘들어 가끔 그 시절 생각이 납니다. 기억의 퇴행인지 그리운 시절이라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웃고 있습니다. 친구들 물어물어 어떻게 사는지 알 수도 있겠지만 그저 궁금해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알아서 좋지 않은 것들도 있으니까요. 다만 평안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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