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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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Saturday 18:06
용산역 대합실 휴지통 옆에서 음료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몰래 마시던 사람이 있었다. 버린 것을 꺼내 마신다는 것이 창피한지 몰래 꺼내 휴지통을 등지고 남은 음료를 소리가 날 때까지 마시던 모습. 처음엔 놀랐고 다음엔 망설였다. 음료를 사 드려도 될까. 그리고 그 잠깐 사이 그분은 용산역 긴 계단 아래로 사라졌다. 망설이지 말고 돈이라도 쥐어 드렸어야 했다. 그랬어야 했다. 2024.05.18 pm 08:06

죽음은 압도적인 경험이지만, 그 일이 닥쳐온다 해서 모두가 그것을 '제대로' 겪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죽음에 대해 무지한가를 깨닫게 되고, 장례가 끝나면 그 이유를 곧 알게 된다. 죽음은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금기인 것이다. 금기된 것은 배울 수 없다.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2024.05.18 pm 05:03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위험 속에 산다." 위험하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어떤 위험은 명백히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바깥에 있다. 일어날 위험에 대한 대비와 일어난 사고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유 아닌가. '그만큼 살 게 해준 것을 고마워하라'고 말하는 사회가 아니라 '살아 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2024.05.18 pm 02:08
'그리워'를 영어로 말하면 '아이 미스 유. 내 존재에서 당신이 빠져 있다. 그래서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그런 의미라고 어디에선가 보았다.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2024.05.18 am 11:13
아침에 5분만 더 자겠다는 동생을 보면서 방문 닫고 나올 때가 진짜 행복하다고. 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자신이 겪어본 가장 평화로운 경험이라고.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2024.05.18 am 08:01

생전에 뵌 선생님은 당신이 그대로 따뜻한 경책이자 삶의 본이셨습니다. - 이철수 선생님 나뭇잎 엽서 中 - 어느새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30주기. 2024.05.18 am 05:44
왜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되어야 할까?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중증 장애인이나 치매환자에 대한 사회적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 가족의 희생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2024.05.17 pm 02:46
허기진 것이 아니라 이제야 속이 비워져 편안한 것이다. 배고플 땐 이렇게 최면을 걸자. 지금도 배 많이 나왔다. 2024.05.17 pm 01:45
슬픔과 울분을 어떻게 글로 쓸 수 있는지 묻는다면 홍은전의 『그냥 사람』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2024.05.17 am 09:01
무엇이 나를 나 이게끔 하는가? 2024.05.17 am 05:14
지금 생에서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천국이라도 할 수 없다.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도전해 보자. 2024.05.16 pm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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