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간을 찌푸린 채 오늘 밤 어둠이나 내일 아침 불안에 대해 고민하는 아기는 없다. 아기는 눈앞에 보이는 것을 판단하지 않는다. 만져보고 판단한다. 모든 위험 요소가 아기에겐 위험이 아니다. 위험을 감지하고 동동거리는 것은 그 옆을 지키는 어른이다. 아기에겐 편견이나 걱정, 유예가 없다. 지금 이후의 시간이 없다. 생이 이끄는 대로 살뿐이다. 그런 순간은 인생에서 얼마나 짧은가? 짧아서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조르바는 이 짧은 시간을 자기 의지로 ‘길게’ 늘여놓은 인물이다. 그는 ‘늙은 아기’다. 늙었지만 도무지 늙지 않아,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 못할 일도 없는 사람이다. - 박연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중 - 조르바처럼 사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 싶지만 가끔은 조르바처럼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