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그리 두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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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Tuesday 18:19
오후 5시 51분, 저녁 해는 벌써 넘어가고 날은 어둡고 춥습니다. 12월 첫날, 내일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갈 거라고 합니다. 요즘은 몸 아픈데 없고 큰 걱정이 없으니 찬 겨울도 그리 두렵지 않습니다. 기력이 약해지셔서 걱정이던 어머니도 조금씩 기력을 찾아 가시고, 이유를 알 수 없이 아팠던 제 몸도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던 어머니 말씀을 새기던 여름과 가을이었습니다. 매일 책을 놓지 않고 있지만 눈이 점점 불편해져 오래 잡고 있기가 어렵습니다. 겁을 내고 흔들리던 마음을 잡아 준 고마운 책(선생님)들이 있어 또 한 시절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다석 류영모 선생님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여러권의 책을 읽지만 아침마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읽는 책입니다. 교회의 타율적 교리신앙이 아닌 스스로 깨닫는 자율적 신앙이 낯설고 혹 이단은 아닌가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런 편견들을 걷어내고 나니 아주 귀한 분이셨구나 싶습니다. 함석헌 선생님의 스승이기도 하셨던 류영모 선생님은 남강 이승훈이 설립한 오산학교 교사와 교장을 지냈고 서울YMCA 연경반(성서연구반)을 지도한 사상가이기도 합니다. 하루 한 끼만 먹고 하루를 일생으로 여기며 사셨는데. 세 끼를 합쳐 저녁을 먹는다는 뜻에서 호를 다석(多夕)이라 하셨다고 합니다. 책들을 더 찾아보고 싶은데 많지가 않아 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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