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필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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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1
Wednesday 17:46
오후에 두 시간쯤 카페에서 그림을 그리고 왔습니다. 빨리 완성하고 싶은 급한 마음이 일면 디테일이 뭉개져 시간을 정해 꼼꼼하게 그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스케치 없이 직접 드로잉 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기본적인 스킬들이 손에 익으면 그리고 싶은 것들을 무리 없이 그릴 수 있겠지요.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도 어려운데, 생각이나 개성을 담는 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말할 필요 없지요. 드로잉, 글씨, 매듭, 사진... 점점 취미 부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Wed, 31 Aug 2022

머리가 아프다는 아들이 걱정되셨는지 어머니가 이번 벌초는 이미 맡겨했다 하십니다. 돈을 부쳐 드리며 마음 쓰게 해 드려 죄송했습니다. 고향 가까운 친척 중에는 가족 단위로 모여 직접 벌초를 한 곳도 있나 봅니다. 뱀과 벌, 더위 걱정은 덜었지만 예전처럼 집안 어른부터 증손자 아이들까지 다 모여 잔치처럼 하던 벌초가 그립기도 하고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어려웠지만 따뜻하기도 했던 문중, 집안 같은 단어들은 점점 바래져 갑니다.
Tue, 30 Aug 2022

여름 내내 열어 두었던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는 찬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는군요. 무슨 대단한 집중이라도 하는 듯 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최대한 작은 물줄기로 내린 핸드드립 커피 한잔 내려 두 손으로 감싸며 입김을 불었습니다. 여름이 날아가는 것인지 가을이 피어오르는 것인지 하얗고 몽글몽글한 것들이 콧등을 스친 후 하늘로 올라갑니다. 그새 지난여름이 그립지는 않지만 봄만큼이나 짧을 가을보다 겨울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지긋지긋하던 겨울이 언제부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되어 있습니다.
Mon, 29 Aug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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