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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표정은 아마 배시시 웃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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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담 조회 315회 작성일 2023-04-02 13:14: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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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
Sunday 13:14

 
이렇게 좋은 봄날, 창밖만 보는 심정이 답답하지만 마늘과 쑥을 씹듯 독한 코로나 약을 잘 참아내면 이틀 후 세상에 나갈 수 있습니다. 다른 증상들은 대부분 사라졌고 잔기침과 옅은 가래 정도입니다. 일주일간 체중이 1kg쯤 줄었고, 머리가 많이 자라 끝이 꼬부라지고 있습니다. 격리기간 끝나면 제일 먼저 원성천 산책길 벚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서 달달한 커피 한잔 하며 실컷 광합성을 하고 싶습니다. 비타민D, 우울증 예방 그런 거 아니고 (피부로 햇볕을 흡수해 비타민 D를 생성하기까지는 평균 3개월이 걸린다고 함) 그저 밖에서 적당한 소음과 바람맞으며 사람들 구경을 하고 싶습니다. 제 표정은 아마 배시시 웃고 있을 겁니다. 2023.04.02 pm 01:14
코로나에 걸리고 처음으로 잠을 잘 잤습니다. 몸살과 식은땀, 목에서 깔딱거리던 가래도 잦아들었습니다. 목소리가 쉬고 가끔 기침이 나긴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나 봅니다. 머리가 좀 맑아져 '전태일 평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책들을 읽었을 때처럼 마음이 아파 읽다 쉬기를 반복했습니다. 남을 위해 자신을 등신불처럼 태운 사람의 이야기를 과연 끝까지 읽을 수는 있을까요. 기꺼이 손과 무릎, 온몸으로 발판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누군가 디디고 올라 딱 그만큼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습니다. 가난이 그렇고, 자유와 평등, 현실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꺾어 기꺼이 발판이 되고, 스스로를 태워 흙이 된 이들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살아갑니다. 2023.04.01 pm 1:15
코로나 격리 3일째, 몸살은 잦아들었지만 객담과 기침이 나옵니다. 끈적하게 목젖 아래 뱉어 내지도 삼키지도 못하게 들러붙어 있고, 기침은 할 때마다 가슴을 온통 들었다 놓았다 하며 큰 울림통으로 씁니다. 약이 독한지 가슴 쓰림도 시작되었는데, 몇 주 전 내과에서 받아 온 알마겔을 먹고 약을 먹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계획대로 된 것 하나 없이 3월도 저물어 갑니다. 몸이 괴로우니 이 화창한 봄날도 속절없습니다. 벚꽃이 한창인데 얼른 나아서 빵순씨 손잡고 벚꽃길 걷고 싶습니다. 2023.03.31 am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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