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이유가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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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Thursday 05:29
창으로 아침이 천천히 밝아 옵니다. 11시쯤 누워 12시경에 깨어 다시 잠들어보려 누워있다 일어나 서성이다 결국 자리에 고쳐 앉아 아침을 맞습니다. 몸을 누이면 보통은 30분 안에 잠이 들었는데, 어제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이 잠을 쫓는 건 아닌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잘해 온 것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온통 못난 모습들만 떠올랐습니다. 집사람, 아이들이 내 하나님인데 그동안 잊고 지냈나 봅니다.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일들도 떠올렸습니다. 의욕이 생기니 피곤해 감았던 눈이 띄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하나하나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만난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테지요. 모두 다 하나님이 주신 시간이라 믿습니다. 2023.05.11 am 05:29
며칠 전 알고 지내던 분이 간암 4기,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함부로 살았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괴로운 몸부림이었을 겁니다. 이제 자리 잡고 숨 좀 쉬어지나 싶었는데, 살만 하다 싶으면 멱살을 잡아 끌어내리지요. 소식 듣고 어쭙잖은 위로 따위 같아 전화도 걸지 못했습니다. 창으로 쏟아지는 황금색 노을이 나뭇잎에 아른아른 거리는 저녁, 고단했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병원에 다녀온 후 어지럽고 밤새 몸을 떨게 하던 열은 내렸습니다. 길에 꽃들이 하도 예뻐 꽃마다 눈 맞추며 걷다 보니 걸음이 느립니다. 하루하루 사랑하는 사람과 눈 맞추며 환하게 웃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저 흥미와 돈을 쫒아 살 때는 잘 모르지요. 쓸쓸한 바람이 불어와 또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는 저녁입니다. 2023.05.10 pm 06:14
밤새 몸살과 오한, 코막힘, 목통증에 시달렸습니다. 좀 참아보면 낫지 않을까 기다렸는데, 오늘 저녁 조금이라도 편하게 쉬려면 오후에 이비인후과에 다녀와야겠습니다. 밖은 화창하고 덥다는데 춥다며 카디건을 끼어 입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걸렸다 나은지 한 달 밖에 안되었는데 다시 걸렸을 리 없고, 독감 같기는 한데 너무 코로나 때와 비슷해 검사도 해야겠습니다. 아플수록 상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몸 괴롭다고 찌푸리면 다가오던 복도 달아나지요. 어지럼에 코로나에 몸살까지 한꺼번에 괴롭히는 걸 보면 아마도 엄청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2023.05.09 pm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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