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만 눈꺼풀에 내려 앉습니다
본문
12.16
Saturday 10:49
몰아치듯 바람눈이 날리다 어느새 하늘하늘 포근한 솜털 같은 눈이 내립니다. 해가 나고 들고 하며 순간순간 얼굴을 바꾸는 오늘 바깥 풍경입니다.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할아버지가 아침 일찍 장작을 더 넣어 아름목 노란 장판이 우글거릴 만큼 따뜻했던 안방에서 창호지 문살 틈 작은 유리창으로 눈 내리던 밖을 바라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온통 세상이 하얀 눈 천지라서 할 일이라곤 볕 내리는 담벼락 양지에 옹기종기 모여 두런두런 나누던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들과 너나 할 것 없이 꼬질꼬질했지만 정겨웠던 사람들. 추울수록 더 추웠던 시절이 생각나고 배가 고플수록 더 배고프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풍상에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은 사라지고 그리움만 눈꺼풀에 내려 앉습니다. 2023.12.16 am 10:49
12월 중순, 한겨울에 초여름 장맛비처럼 비가 내립니다. 삼룡천변으로 난 산책길은 걷기 어려울 것 같아 오랜만에 체육관에 나갔습니다. 관장님이 깔끔하신 분이라서 언제 가도 정돈도 잘 되어 있고 깨끗합니다. 얼마 전 체육관비를 10% 올렸다가 등록자수가 뚝 떨어져 다시 원상 복귀하셨는데 아직 그 여파가 남았는지 아침 체육관은 한산합니다. 어려운 경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현실입니다. 내년은 더 어려울 거라는데 뉴스는 온통 당쟁에 서민들은 뒷전입니다. 돌이켜보면 정치가 언제 서민들 편이었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2023.12.15 pm 12:33
오랜만에 태블릿(와콤)을 꺼내 다시 쓰려니 어색합니다. 2019년쯤 40만 원을 주고 산 모델인데 아직은 쓸만합니다. 글씨를 쓰려고 샀지만 어색하기도 하고 붓과 같은 효과를 내기도 어려워 책장 한편에 이런 것도 써봤다 정도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는 걸 보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요즘 아이패드로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분들이 많아 용기 내어 프로그램도 설치하고 종일 매달려 자연스럽게 진짜 글씨처럼 써보려 애를 썼습니다. 일러스트에서 브러시로는 동그라미나 꺾임 부분에서 겹치는 부분 해결이 안 되어 포토샵에서 비트맵으로 쓰니 가장 글씨 쓰는 것과 비슷합니다. 좀 더 익숙해지면 사진이나 배경 패턴 위에도 글씨를 올려봐야겠습니다. 2023.12.14 am 11:34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