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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pm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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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담 조회 142회 작성일 2024-06-29 22:29:00 댓글 0

본문

06.29
Saturday 22:29
어느 날 한 시골 아낙네가 장일순을 찾아와 딸 혼수 비용으로 모아둔 돈을
기차 안에서 몽땅 소매치기당했다며, 그 돈을 찾아 달라고 장일순에게 매달렸다.
장일순은 그 아주머니를 돌려보내고 원주역으로 갔다.
가서 원주역 앞 노점에서 소주를 시켜놓고 앉아 노점상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러기를 사나흘 하자 원주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소매치기들을 죄다 알 수 있었고,
마침내는 그 시골 아주머니 돈을 훔친 작자까지 찾아낼 수 있었다.
장일순은 그를 달래서 남아있는 돈을 받아냈다.
거기에 자기 돈을 합쳐서 아주머니에게 돌려줬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 지은 뒤로도 장일순은 가끔 원주역에 갔는데,
그것은 그 소매치기에게 밥과 술을 사기 위함이었다.
그때 장일순은 소매치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안하네. 내가 자네 영업을 방해했어. 이것은 내가 그 일에 대해 사과를 하는 밥과 술이라네.
한 잔 받으시고, 용서하시라고."
앞으로 소매치기 같은 것 하지 말라든가 나무라는 말 같은 것은 일절 하지 않았다.

- 한상봉 『장일순 평전』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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