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를 한 획에 쓰고 만족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가끔은 저 한곳만 고치면 좋겠다 싶어 다시 붓질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열에 아홉은 다시 붓을 댄 것을 후회합니다. 약간의 흠을 참지 못해 전체를 망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붓이나 종이, 체력, 마음 상태, 주변에 따라 글씨가 달라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데 말입니다. 일정하게 쓰는 연습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굳어버리는 글씨가 저는 좀 답답해 이렇게도 쓰고 저렇게도 쓰며 버릇처럼 글씨가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궁리와 고민 끝에 쓴 획이 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변해가고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고치고 싶다는 마음을 눌러줍니다. 흠 없이 잘 썼다 싶었던 글씨도 며칠 후 다시 보면 오히려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참 변덕스러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