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에 살 껍질이 허물을 벗었습니다. 봄 가을이면 일어나는 허물 벗기 같은 것일까요. 작은 일부이지만 벗겨진 허물을 보며 방금까지도 내 살갗이었던 것을 이제는 더럽다 여깁니다. 벗겨진 자리의 새 살은 뽀얗습니다. 이전 것을 벗어 버리고 새 것을 얻었습니다. 저절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가끔은 일부러 벗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묵은 것을 버려야 새 것을 맞을 수 있습니다. 봄이 새롭기를 바란다면 묵은 겨울을 보내야 하는 합니다. 망설이기만 하고 주저하기만 하는 내 안의 것들도 허물처럼 더럽게 여기며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맞이하는 새 살 같은 봄이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