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사람을 만나 돈독한 우정을 쌓기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물론 학교나 직장처럼 어쩔 수 없이 다양 한 사람과 매일 얼굴을 맞대어만 하는 상황이 줄어들었기 때문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에게는 그간 기나긴 우정의 역사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 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어떤 우정이 우리를 질식하게 만드는 지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 안다는 것은 나를 가두는 높은 담장이 된다. - 한수희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中- 한수희 님 책만 4권째 연속으로 읽는 중, 중독성 있는 작가였다. 특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중에서 '맥시 팬티의 신세계'를 읽다가는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는 거구나. 내게는 솔직의 신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