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눈이 날리더니 세상이 온통 하얀 눈밭입니다. 무겁고 하얀 눈을 다 뿌린 아침 하늘은 어찌나 푸른지 뽀독뽀독 소리 나게 닦아놓은 유리창 같았습니다. 해가 났으니 쌓인 눈은 뭉치기 좋은 눈싸움용 눈이 되어 있겠군요.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으려 더 힘이 들어가는 걸음처럼 살금살금 걸어야 하는 힘든 시절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언제 편하고 좋은 시절이 있기는 했었던가요. 겨울이라는 말은 '겨(머물다)다'라는 말이 어원이라고 하지요. 힘들수록 밖보다는 안을, 그리고 따뜻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