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순씨가 부엌에서 내는 소리들은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어제저녁에 남은 찌개를 데워 먹자고 했는데도 감자를 깎고 새로운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 냅니다. 집을 비워도 식구들 밥 걱정이 먼저고 입이 짧아 잘 먹지 않는 식구들 어디 아프기라도 하면 자기 탓인 양 미안해 해는 마음. 한 끼만 차리려 해도 분주한데 그 오랜 시간 부엌을 지킨 마음, 그 마음으로 아이들도 이렇게 잘 자랐고 제 몸 함부로 써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 사람도 살렸지요. 입으로 글로 떠드는 어떤 사랑보다 깊고 따뜻합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